머스크에 실망한 트럼프, 3개월 전 산 테슬라車 처분 검토
'브로맨스' 과시하다 낯 뜨거운 공개 설전
- 류정민 특파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론 머스크와 갈라선 뒤 소유한 테슬라 자동차를 처분하려 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미국 언론들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백악관 고위 관계자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해 초 구매한 테슬라 모델 S를 중고로 판매하거나 기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빨간색의 테슬라 모델 S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는 지난 목요일까지는 백악관의 웨스트윙 건물 밖에 주차돼 있었다고 WSJ은 전했다.
폭스뉴스도 이날 해당 차량이 여전히 주차돼 있는 모습을 담은 영상과 함께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는 지난해 대선부터 최근까지도 '브로맨스'(남자들끼리의 끈끈한 우정)를 과시했었다. 트럼프는 지난 대선 때 자신을 도운 일론 머스크를 정부효율부(DOGE) 수장에 앉히고 신임을 표현했다.
머스크는 DOGE를 이끌며 정부 재정 지출을 줄이기 위해 인력 감축과 조직 개편 등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무리한 인원 감축으로 미국 사회에서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킨 것은 물론 일부 트럼프 행정부 인사들과도 충돌했다.
테슬라 등 머스크 기업에 대한 적대감이 높아지며 매출이 급감하는 등 경영상의 문제마저 불거지자, 머스크는 지난달 28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특별 공무원으로서 예정된 임기가 끝났다"면서 트럼프 행정부를 떠나, 회사 업무에 전념할 뜻을 밝혔다.
사이가 급격히 악화한 것은 머스크가 DOGE 수장에서 물러난 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는 '하나의 크고 아름다운 법안'(One Big Beautiful Bill Act, OBBBA)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다.
머스크는 이 법안이 지나친 감세와 과도한 재정지출로 재정적자를 악화시킨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다 지난 3일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미안하지만 더는 참을 수 없다"면서 법안을 "역겨운 흉물"이라고 부르며 맹비난했다.
비판을 자제하던 트럼프 대통령도 급기야 지난 5일 프리드리 메르츠 독일 총리와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일론 머스크 관련 질문이 나오자 "매우 실망했다"라며 작심 비판했다.
트럼프는 "그는 이 법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비난하려면 몇 달 전에 해야 했다. 정부가 전기차 보조금 의무화 폐지를 추진하자 갑자기 불만을 품기 시작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머스크는 바로 엑스 계정을 통해 "거짓이다. 난 이 법안을 본 적이 없다"라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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